필리버스터 뜻 (+무제한 토론, 공수처법 미래)

필리버스터 뜻 (+무제한 토론, 공수처법 미래)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종결 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이에 공수처법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데요, 이에 자세한 내용에 대해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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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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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리버스터 종결될까?

국회가 오늘 오후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에 대한 종결 여부를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어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76명이 토론 종결을 요청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회법에 의해 동의서가 제출된 지 24시간이 경과하는 오늘 오후 8시 9분 이후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죠.

만약 재적의원 5분의 3, 즉 180명 이상이 표결에 찬성하면 토론이 중단되고, 본회의에 올라 있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의결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다음 안건인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서도 무제한 토론을 신청해둔 상태여서, 여야 대치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 필리버스터 뜻

2020년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필리버스터(filibuster)가 등장했는데요, 필리버스터란 의회 안에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법적 수단으로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 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의석수가 많은 여당보다 수적 열세에 있는 야당에서 주로 쓰는 전략입니다.

국내에서 필리버스터는 1948년 10월 2일 국회법이 제정된 이래 1964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 도입했지만, 이후 1973년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으로 사실상 폐기됐다가 2012년 국회 선진화법 개정으로 부활했습니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제106조 2)에 따르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해당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면 의원 1인당 1회에 한 해 토론을 할 수 있고, 토론자로 나설 의원이 더 이상 없을 경우 무제한 토론이 종결됩니다.

또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무제한 토론의 종결을 원하고 무기명 투표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종결에 찬성할 경우에도 무제한 토론이 마무리되죠.

그러나 무제한 토론의 효과는 해당 회기에 국한되므로, 무제한 토론을 하던 중 회기가 종료되면 해당 법안은 자동으로 다음 회기 첫 본회의 표결에 부쳐집니다.

3. 공수처법 미래

현재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에서도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공수처) 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김 의원은 서두에서 헌법 1조를 언급하며 “거대 여당과 청와대가 합작해 민주주의를 짓밟고 헌법을 유린하고 있다”면서 “모든 권력은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렬 지지층)로부터 나온다”라며 정부·여당을 맹비판했죠.

하지만 김 의원의 단독 필리버스터는 오래가지 못했는데, 이날 오후 9시부터 시작된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자정에 자동 종결됐죠. 21대 정기국회 회기가 이날까지였기 때문에 3시간짜리 시한부 무제한 토론이었던 셈이었던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1차 목표는 저지했지만, 10일부터 다시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돼 있어 지연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결국 공수처법 개정안은 임시국회 첫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103석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국민의힘은 10일에는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 11일에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입니다.

10일에는 이철규 의원이 나서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는데, 이후 같은 당 조태용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거, 국민의힘 초선의원 58명도 이번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도 참여할 수 있는데요, 이에 민주당에서는 김병기·홍익표·김경협·오기형 의원이 나서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무제한 토론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입니다.

21대 국회의 경우 민주당이 180석(전체 의석수의 5분의 3)이라는 점에서 필리버스터 무력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박병석 국회의장 등 일부를 제외하더라도 정의당과 열린 민주당, 무소속 여권 성향 의원을 포함하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전술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의 의사표시를 존중하겠다”며 종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4. 역대 필리버스터 기록

이번 김기현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2012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후 네 번째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국회 선진화법 개정 이후 첫 필리버스터는 민주당에서 진행했었는데요, 이 당은 2016년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으려고 이 카드를 꺼냈었습니다.

그해 2월 23일 김광진 전 의원부터 다음 달 2일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종걸 전 의원까지 38명이 총 192시간 27분간 반대 토론에 나서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는데, 특히 이 전 의원은 12시간 31분으로 헌정 사상 개인 최장 기록입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길었던 필리버스터는 1969년 8월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을 막기 위해 10시간 15분 동안 발언한 것이었던 것을 보면 엄청난 기록인 것이죠.

해외의 경우 현재까지 최장 기록은 1957년 미국 의회에 상정된 민권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24시간 18분 동안 연설한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의결을 막으려고 3년 만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이 이날 오후 9시 50분부터 3시간 59분 동안 발언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맞불’ 토론에 나서 총 15명, 50시간 10분간의 필리버스터가 이어진 바 있습니다.

자유 한국당은 같은 달 27일 오후 9시 26분에는 공수처법 처리를 두고 또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는데, 이때에도 여야 의원 13명이 참여해 26시간 34분 동안 진행된 뒤 29일 자정에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남을 만한 명장면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필리버스터가 꼽히는데요, 당시 야당 초선 의원이었던 그는 1964년 4월 21일 동료 의원(김준연 자유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막기 위해 임시국회 회기 종료까지 5시간 19분 동안 열변을 통해 결국 체포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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